우크라, 시리아 사태서 보여준 러시아의 현란한 외교전략/위성락 전 대사 분석
우크라, 시리아 사태서 보여준 러시아의 현란한 외교전략/위성락 전 대사 분석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9.18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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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러시아가 최근 위기이자 기회인 다양한 국제 현안에서 현란한 외교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사태서부터 시리아 공습을 거쳐 휴전협상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는 강공이면 강공, 기습이면 기습, 협상이면 협상에 나서면서 탁월한 전술적 행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교 전략을 오랫동안 현지에서 지켜본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서울대 객원교수)는 "이같은 행보의 장기적 득실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전술적 탁월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 대사는 중앙일보 기고에서 "무엇이 탁월한지 짚어내면 러시아 특유의 외교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금 난국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한국 외교에 필요한 시사점도 얻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 외교 전략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이 기고문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는 사안별로 정교한 대응 논리를 바탕으로 강한 레토릭을 구사하면서 이에 걸맞은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날카롭게 따지고 상대에게 반드시 대응하는 스타일이다. 이 과정에서 관료들은 치열하게 움직인다. 정책을 추구하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언론 플레이에나 열중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러시아 외교는 또 공세적으로 의표를 찌르는 행보를 하고 발 빠르게 국면을 전환해 상황을 주도한다고 위 대사는 지적한다. 공세적으로만 나서는 게 아니다. 타협도 공세적으로 추구한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휴전 합의후 전격적으로 시리아 공습에 나선 것은 시리아에 새 전선을 만들어 상대를 혼란에 빠지게 하면서 어떻게 응수하는지 타진한 것으로 위 대사는 해석했다. 

그러고는 일정한 공습 성과를 올리자 즉각 주력 부대를 시리아로부터 철수시켜 절제를 과시했다. 위 대사는 "러시아의 협조 없이 시리아 사태 수습은 불가능하며 러시아는 타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시리아 사태에 강수로 우려를 증폭시킨 후 서서히 강도를 낮춰 타협을 유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또 외교·군사 정보활동을 잘 조율해 일체적으로 운용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크림반도 병합 이래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역력히 드러난 특징"이라며 "현장에서의 군사적 움직임과 정보 공작이 대외적인 외교 행위는 물론 정부와 의회의 국내 행정법제 절차와 맞물려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위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외교적 목표 달성을 위해 장기적 공세로 상대를 지치게 한다. 분쟁에서 일정한 목표가 달성되면 사태를 동결해 재점화할 여지를 남겨 두고 지구전을 꾀한다. 일종의 레버리지인데 동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도처에 동결 분쟁 지역이 있다. 여기에는 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기관들의 협업이 돋보인다. 관변은 물론 민간 연구기관들도 정책 개발, 대외 홍보, 공공외교에서 일사불란한 협력을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러시아의 외교 행태는 다분히 강대국 형이어서 우리 외교에 바로 대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 위 대사는 우리가 받아들일 것으로 우선 '적극적인 외교 스타일'을 들었다. 사안에 대한 정교한 대응 입장 없이 원론으로만 대처하거나 상대와 맞닥뜨리기를 회피하려는 관성을 가진 우리와 대비된다고 했다. 

또 조율되고 일체화된 정책은 외교와 군사가 따로 놀고 외교마저 조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우리가 본받을만 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특히 사드문제 등으로 분열을 거듭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확고한 내부 단합을 통해 위기 국면에서 길을 찾는 러시아와 분명하게 비교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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