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6개월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한 '프로파간다(선전)전'이 더욱 치열해졌다. 말(영상)이 아니라 실행이다. 전장에서 노획한 상대의 각종 무기들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전리품 전시 경쟁'이다. 불타고, 부서지고, 처첨한 몰골의 녹슨 군사장비들은 보는 이들에게 상대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같은 전리품 전시는 동부 돈바스의 주요 지역을 하나씩 점령한 러시아·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연합군에 의해 지난 5월쯤 처음 시작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버리고 가거나 빼앗은 탱크와 장갑차량, 대포와 포탄, 대전차무기, 개인용 무기들을 한 곳에 모아 현지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줬다. 러시아군의 승리에 대한 믿음을 현지 주민들에게 안겨주고, 동시에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꺾는 '이벤트' 정도로 활용됐다.
사진 출처:현지 매체 영상, 텔레그램(@Za нами правда)과 텔레그라(텔레그램 @Война с фейками)


미국 등 나토(NATO) 무기들의 우크라이나 이전과 그 위력에 관한 국내외 매체들의 언급이 잦아지자, 러시아 국방부는 21일 막을 내린 '제 8회 군(Army)-2022 군사기술포럼'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서 확보한 서방 무기들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미국이 자랑하는 휴대용 레이더 장비 'AN/TPQ-48'과 영국의 장갑 차량, 터키의 바이락타르 TB2 전투 드론 등이 포함됐다. 전세계 70여개국 대표(주로 무관)들이 이 포럼에 참가했으니, 러시아 무기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는 '마케팅' 의지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21일 수도 키예프(키이우)의 중심가를 러시아 탱크 등 군사 장비들을 모아놓은 야외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외신에 따르면 수많은 키예프 시민들이 전시된 탱크와 장갑차량 등 러시아 군사 장비들을 둘러보며 독립 의지를 다졌고, 아이들은 군용 차량 위에 올라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SNS를 통해 "녹슨 러시아군 무기의 수치스러운 전시는 모든 독재자에게 그들의 계획이 자유롭고 용감한 국가에 의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 일깨워줄 것"이라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출처:텔레그램(@UN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