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소개한 Kaeng씨, 참전중 부상? - "찹스테이크처럼 썰려 나갔다" 증언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6월 17일 '우크라이나 편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는 외국 용병들의 현황' 자료를 내놨다. 국내에서 '국제의용군'으로 불리는 외국 용병들에 관한 러시아측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 13명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났으며 1명이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
우리 정부는 나흘 뒤 이 자료에 대해 "일치하는 정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해 전쟁에 참전한 우리 국민이 지난 6월 기준 4~5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했다. 해군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의 이근 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참전했다가 지난 5월 귀국했다. 현재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6월 중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인 1명이 남아 있다는 자료는 진짜 '가짜뉴스'일까? 이름 알리기를 좋아하는 이근 씨와는 달리, 순수한 마음에서 참전한 한국인은 없는 것일까? 계속 궁금한 차에 스웨덴 방송 TV-4가 26일 한국인으로 자신을 소개한 우크라이나 용병(국제의용군) 한 명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신분이 밝혀지기를 꺼리는 듯 얼굴은 가려졌다.
그도 신원이 밝혀질 경우, 이근 씨처럼 귀국시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외교부가 지난 2월13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허락없이 여행금지 국가에 무단 입국할 경우, 여권법 위반 혐의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는 'Kaeng'(강 혹은 경?)으로만 소개됐다. 스웨덴 기자의 질문에는 영어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알렸다. 인터뷰한 장소는 분명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화면상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의 '오데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쪽 발목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는 'Kaeng'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푸틴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참전 이유를 밝혔다. 전투 현장에 대해서는 “(러시아 측) 드론들이 밤낮 없이 날아와 폭격했다"며 “동료가 팔을 잃는 걸 두 번이나 보고, 발도 잃은 친구도, 즉사한 친구도 있다. 바로 눈앞에서 (몽뚱아리가) '찹스테이크'처럼 썰려 나갔다”고 전쟁의 참혹함을 전했다. 그는 “(폭격으로)우리가 지내는 곳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보여준 허벅지에도 파편 등으로 대여섯군데 찢겨져 치료를 받은 흔적이 생생하다.


그러나 'Kaeng'은 "참전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는) 내 일(job)가 좋다”고도 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많아졌다. 좋은 사람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우리(국제의용군)를 겨냥한 (러시아군의) 폭격은 상관없지만, 시민들을 공격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전사들이자 ‘전쟁 파수꾼’이며, 우리에게는 다른 삶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한국인일까? 지난 6월의 러시아 국방부 발표가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것이었을까? 참으로 궁금하다. 우리 외교부의 반응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