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장기화의 역설? 우크라선 백만장자 더 늘고, 러시아선 귀국 행렬이..
우크라 전쟁 장기화의 역설? 우크라선 백만장자 더 늘고, 러시아선 귀국 행렬이..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5.04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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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을 넘어 3년째 장기화하면서 당사국인 러-우크라에서 전쟁 초기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전쟁 피해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중단없는 공습및 폭격으로 나라 전체가 망가지고, 전쟁 피해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지만, 지난 해 수입이 늘어난 우크라이나인은 거꾸로 많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다닐 게트만체프 우크라이나 징세위원회 위원장(국세청장 격)은 1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지난해(2023년) 100만 흐리브냐(약 3,4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신고한 사람은 1만700명으로, 전년보다 1,200명이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인소득세와 군기여금으로 10억 흐리브냐 이상을 냈다.

우크라이나 국세청장 다닐 게트만체프/사진출처:페이스북
고급 외제차 판매 증가를 보여주는 2023년 우크라이나 승용차 판매 통계. 독일 폭스바겐과 BMW가 2배 이상 늘어났다/사진출처:스트라나.ua

고소득자가 늘어났다는 사실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외제 고급 승용차의 판매 대수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올해들어 외제 차량 판매가 크게 늘어났는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소득자들이 승용차를 다시 고급으로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에서 전투가 가장 치열했던 곳으로 손꼽히는 백마고지 전투에서도 낮잠자는 병사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전쟁 중에 소득이 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아졌다는 소식은 아무래도 불편하다. 만약 우크라이나의 고질적인 부패 구조속에 생겨난, 서방의 원조를 중간에서 빼먹는 것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면, 미래가 암울하다.

렌타.ru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올리가르히(재벌)들의 총자산은 올들어 지난 4개월(1~4월) 동안 무려 148억 9,500만 달러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미 블룸버그 통신이 제공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텍스(Bloomberg Billionaires Index, BBI)는 정기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 500명의 명단을 발표하는데, 러시아 올리가르히 26명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들의 자산은 총 3,487억 2천만 달러로, 4개월 만에 150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서방의 대러 제재가 빛을 바래면서 올리가르히 소유 기업들의 주가가 오른 탓으로 보인다. 

가장 큰 수혜자로는 세계 5대 비료생산업체인 '유로힘'(Еврохим, Eurochem)과 시베리아 석탄 에너지 회사인 '수에크'(СУЭК, Сиби́рская у́гольная энергети́ческая компа́ния) 소유주인 안드레이 멜니첸코가, 러시아 최고 부자로는 노릴스크 니켈 소유자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꼽혔다. 멜니첸코의 자산은 지난 4개월간 53억 4천만 달러가 늘어나 총 242억 달러가 됐다. 부자 순위가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러시에서 6위다.

지난 4개월간 자산을 크게 늘린 러시아 올리가르히 멜니첸코의 '유로힘'/사진출처:위키피디아
러시아 최고부자 노릴스크 니켈의 포타닌/사진출처:위키피디아

포타닌은 자산이 올해들어 겨우 2억 5,500만 달러 증가했지만, 총 자산은 313억 달러으로 러시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2위와 3위는 석유기업 루코일의 바기트 알렉페로프(27억 8천만 달러 증가, 총자산 274억 달러), 제철및 철강그룹 'Группа НЛМК'(영어로는 NLMK)의 블라디미르 리신(34억 7천만 달러 증가, 총 자산 274억 달러)가 차지했다.

반면 메탈로인베스트 대주주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자산은 22억 4천만 달러가 줄어든 188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3년차에 나타난 또다른 러시아의 사회 현상은 해외로 떠난 러시아인들의 '유턴'이다. 전쟁 초기에 '전쟁 반대' 의사를 표명하거나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 특수 군사작전이 시작되자 고국을 떠났던 러시아인들이 속속 돌아와 '전쟁 경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는 전쟁 첫해(2022년) 러시아 떠난 사람들의 절반 가량(45%)이 이미 귀국했다는 크렘린의 통계를 확인한 것이다. 

전쟁 첫해에 해외로 탈출한 러시아인의 통계는 최소 50만명에서, 70만명, 최대 100만명까지 다양하다. 특히 그해 9월 푸틴 대통령의 '부분동원령'이 발표되자, 동원 대상 연령의 남성들이 앞다퉈 해외로 내뺐다. '엑소더스'로 명명할 정도였다. 국경을 접한 그루지야(조지아)로 가기 위해 남오세티아의 베르크니 라스 검문소에는 출입국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해외탈출이 절정을 이룬 2022년 9월 한 국경검문소 모습/사진출처:텔레그램

전쟁이 여전히 계속되지만, 추가 동원령 발령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수천 명이 러시아로 다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게 힘들고, 현지의 거주 허가 연장이 거부되거나 직장및 송금 문제가 발생하면서 러시아인들은 귀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 러시아은 “아무도 우리를 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같은 '역이민' 현상을 전쟁 홍보및 선전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블룸버그 에코노믹스는 러시아인의 귀환 현상이 2023년 러시아의 경제를 0.7~1.2%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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