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 부근 브랴트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
바이칼 호수 부근 브랴트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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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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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 대륙을 6시간 동안 날아 도착한 바이칼 호수접경 부랴트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 2일 대통령궁에서 만난 레오니트 포타포프 대통령은 2000년 한국 방문 당시 얘기부터 꺼냈다. 김대중 대통령이 “많은 학자의 연구 결과 우리는 형제”라며 환대했다는 것. 미국 에모리대 연구소는 부랴트인과 한국인의 유전자(DNA)가 거의 같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우리 민족의 조상이 오래전 이곳 바이칼 호 주변 지역에서부터 한반도로 이동했다는 학설에 따르면 부랴트는 한민족의 고향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울란우데는 러시아의 어느 도시보다 편안했다. 얼핏 우리와 닮은 부랴트인의 생김새 때문에 더 그랬다. 물론 자세히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인보다 얼굴과 골격이 크고 시베리아의 따가운 햇볕에 피부도 탔다. 광대뼈도 더 두드러져 보인다. 이들이 기마 유목민족의 체형을 더 많이 간직한 반면 그동안 한국인들의 외모는 서구화됐기 때문일까.

부랴트인이 공화국 전체 인구의 다수는 아니다. 1992년부터 공화국을 이끌고 있는 포타포프 대통령부터 러시아인이다. 러시아인이 전체 인구의 60%이고 부랴트인은 25%다. 17세기부터 정착하기 시작한 러시아인이 이제는 오히려 원주민보다 더 많아진 것. 하지만 별다른 민족 갈등은 없다.

종교도 그렇다. 부랴트인은 티베트불교를 믿지만 러시아인은 대부분 러시아정교도다. 울란우데에는 티베트 불교사원과 세워진 지 250여 년이 넘는 정교회 성당이 나란히 있다.

게다가 부랴트는 여느 바이칼 호 주변 지역처럼 샤머니즘 전통이 강하다. 울란우데에서 바이칼 호로 가는 길에는 성스러운 장소가 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사람들은 동전을 던지거나 보드카를 땅에 뿌리며 안전한 여행을 기원했다. 나무마다 갖은 색깔의 천들이 수없이 달려 있었다. 마치 한국의 성황당을 보는 듯했다.

부랴트국립대 국제학부의 류드밀라 할라노바 학장은 “우리는 불교의 가르침도 따르고 샤머니즘의 전통도 지킨다”고 말했다.

대통령궁 앞의 광장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레닌 두상이 있다. 부랴트를 합병한 구소련 정권이 지도자 레닌의 두상을 이곳에 만든 것이다. 사회주의 몰락 후 곳곳의 레닌 동상이 철거됐지만 부랴트인은 이 거대한 두상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다. 부랴트는 이처럼 샤머니즘과 티베트불교 러시아정교, 거기에다 사회주의 역사까지 공존하는 곳이다.

이런 부랴트가 최근 근대화를 서두르고 있다. 잠재력은 풍부하다. 바이칼의 풍부한 수자원과 시베리아의 거대한 산림자원, 우라늄 등 다양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다. 아직 탐사단계지만 대규모 가스전도 있다.

수호이 전투기와 미사일을 생산한 군수산업 기지와 첨단 기술도 있다. 현재는 민수용 헬기를 생산해 동남아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도 활발하다. 울란우데의 시내버스는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한 중고차다. 시베리아에서 가장 큰 전자제품 유통회사인 메가의 안드레이 지비노프 회장은 “1990년 중반까지는 대우 제품이, 현재는 LG 제품이 이곳 시장을 휩쓸고 있다”고 말했다.

포타포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을 3차례나 다녀 왔다. 한국 기업의 투자 등 경제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한국과 거대한 시베리아의 미래를 함께 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울란우데=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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